특허발명인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의 반제품을 생산 및 수출하여 외국에서 조립하는 행위는 특허권의 간접침해가 아니라는 사례

임병웅 | 2015.07.28 20:15 | 조회 3058
사건번호 :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손해배상(지)
판례 본문

전 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래
                         담당변호사 구욱서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노키아티엠씨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상욱 외 2인
원 심 판 결        서울고등법원 2014. 5. 29. 선고 2013나70790 판결
판 결 선 고        2015. 7. 23.


주 문


원심판결 중 N95 완성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이 특허침해 제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가. 직접침해 제품인지 여부에 관하여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가 생산하여 수출한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은 명칭을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로 하는 이 사건 특허발명(등록번호 생략)의 청구범위 제1항(이하 ‘이 사건 제1항 발명’이라고 한다)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제2항 발명’이라고 한다)의 구성요소 일부를 갖추고 있지 아니하여 이를 생산하는 행위는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한 직접침해로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해석과 직접침해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간접침해 제품인지 여부에 관하여


  (1) 특허법 제127조 제1호는 이른바 간접침해에 관하여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한 것이 아니고 그 전 단계에 있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실시하게 될 개연성이 큰 경우에는 장래의 특허권 침해에 대한 권리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 이를 특허권의 침해로 간주하려는 취지이다. 이와 같은 조항의 문언과 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여기서 말하는 ‘생산’이란 발명의 구성요소 일부를 결여한 물건을 사용하여 발명의 모든 구성요소를 가진 물건을 새로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개념으로서, 공업적 생산에 한하지 아니하고 가공․조립 등의 행위도 포함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후3356 판결 등 참조).


  한편 간접침해 제도는 어디까지나 특허권이 부당하게 확장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


  (2)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가 국내에서 생산하여 수출한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은 모두 국외에서 완성품으로 생산되었으므로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하여 특허법 제127조 제1호에 정한 간접침해 제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 해석과 간접침해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그리고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특허발명의 진보성 흠결에 기초한 권리남용 여부에 관하여


  가. 어떤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및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고 한다)의 기술수준 등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음에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그 발명을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경우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6후138 판결, 대법원 2009.11. 12. 선고 2007후366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후2537 판결 등 참조).


  또한 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이 복수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체로서의 기술사상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각 구성요소가 독립하여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발명의 진보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구항에 기재된 복수의 구성을 분해한 후 각각 분해된 개별 구성요소들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만을 따져서는 안 되고, 특유의 과제 해결원리에 기초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로서의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아야 할 것이며, 이 때 결합된 전체 구성으로서의 발명이 갖는 특유한 효과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해당 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후3284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다.

 

  (1) (가) 이 사건 제2항 발명은 슬라이드형 휴대단말기[원심 판시 ‘구성 (A)’]로서, 디스플레이 창을 구비한 상부본체[원심 판시 ‘구성 (B)’]와 서로 다른 기능을 갖는 두 개 이상의 키패드를 갖는 하부본체[원심 판시 ‘구성 (C)’],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어느 한 방향으로 이동할 때, 하부본체의 다른 방향에 있는 키패드 중 적어도 어느 하나가 개방[원심 판시 ‘구성 (D)’]되고,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하측으로 상대 슬라이딩될 때, 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상부본체의 하측부에 제1기능 키패드부를 구비[원심 판시 ‘구성 (E)’]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에 관한 발명이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제2항 발명은 그 구성가운데 구성 (E)가 나머지 구성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양방향으로 상대 슬라이딩될 때 고유의 통신기능 및 멀티미디어 기능을 적절히 사용하게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구조를 제공하고, 고유의 통신기능뿐만 아니라 게임이나 카메라 동영상을 디스플레이하는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각 모드에 맞추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 멀티미디어화 되는 휴대단말기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특유의 효과를 가지게 된다.


  (나) 이에 비하여 한손으로 기능키를 조작하는 사용방식을 전제로 하는 원심 판시 비교대상발명 1, 4에는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구성 (E)와 동일한 구성은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다만 비교대상발명 1에는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구성 중 구성 (D)와 마찬가지로 ‘덮개를 본체의 상단 방향으로 밀어 올리면 키버튼이 외부로 노출되고, 덮개를 본체의 하단부에 위치시키면 기능키가 외부로 노출되는 구성’이, 비교대상발명 4에는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구성 중 ‘상부본체의 하측부에 제1기능 키패드부를 포함하는 구성’과 마찬가지로 ‘정면 폴더의 디스플레이부 하측부에 원형의 기능키와 기능버튼을 배열하는 구성’이 나타나 있기는 하다.


  (다) 그런데 비교대상발명 1의 명세서에 “최근 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이동통신단말기의 소형화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이동통신단말기 용도의 다양화가 이루어져,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인터넷 검색, 동영상 재생, 각종 게임 등 다양한 기능수행이 가능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동통신단말기는 보다 많은 양의 정보를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도록 액정화면의 대형화가 요구되어지고 있고, 다양한 신호입력을 위하여 키버튼의 다양화가 요구되어지고 있다.”라는 기재가 있으나, 이러한 기술적 과제에 대한 비교대상발명 1에서의 인식은, 위 기재에 이어지는 “폴더형 이동통신단말기의 경우 에는 액정화면과 키버튼을 별도의 위치에 구비시킬 수 있으므로 액정화면의 대형화와 키버튼의 다양화를 이룰 수 있지만, 플립형 이동통신단말기나 바형 이동통신단말기의 경우에는 동일한 면에 액정화면과 키버튼이 위치되어야 하므로 액정화면의 대형화와 키버튼의 다양화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라는 기재 및 “액정화면과 키버튼을 겹치도록 구성하여 액정화면의 대형화와 키버튼의 다양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이동통신단말기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는 기재에 비추어 보면, 한손으로 기능키를 조작하는 사용방식을 벗어나 ‘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하도록 키버튼을 배치한다.’라는 기술사상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비교대상발명 1은 액정화면의 대형화를 기술적 과제의 한가지로 삼고 있는데, 비교대상발명 1에서 액정화면이 배치된 덮개에 기능키를 추가하는 시도는 이러한 기술적 과제에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비교대상발명 1의 명세서 기재에 근거하여서는, 비교대상발명 1의 본체와 비교대상발명 4의 폴더부를 결합하면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구성 (E)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동기 등이 제시되어 있다거나,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통상의 기술자가 ‘상부본체가 하부본체에 대해 하측으로 상대 슬라이딩 될 때, 디스플레이 창의 양쪽에 대칭이 되어 양손 조작이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용이하게 위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없고, 기록상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뚜렷한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된 발명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는 한, 통상의 기술자가 비교대상발명 1, 4로부터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구성 (E)를 용이하게 도출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사후적 판단은 앞에서 본 것처럼 허용되지 아니한다. 결국 이 사건 제2항 발명은 비록 구성 (E)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들이 비교대상발명 1, 4에 나타나 있다고 하더라도 위 비교대상발명들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특허권에 기초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제2항 발명은 비교대상발명 1, 4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특허발명의 진보성 흠결에 기초한 권리남용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N95 완성품, N95 반제품, N96 반제품 각각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단순병합된 것이고, 위 각 제품별로는 이 사건 제1항 또는 제2항 발명의 특허권에 기초한 손해배상청구가 선택적으로 병합된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N95와 N96의 각 반제품이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의 각 특허권에 대한 침해제품이 아니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반면, N95 완성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판단과 관련하여 이 사건 제2항 발명의 특허권에 기초한 원고의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선택적으로 병합된 이 사건 제1항 및 제2항 발명에 기초한 N95 완성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민일영
주 심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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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기 때문에,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사례입니다. 그 결과 특허발명인 양방향 멀티슬라이드 휴대단말기의 반제품을 수출하여 외국에서 조립하는 행위는 특허권의 간접침해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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